후에는 베트남 중부에 위치한 고도(古都)로, 옛 왕조의 수도였던 도시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황궁과 왕릉, 조용하고 고풍스러운 거리들이 매력이며, 북적이지 않는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역사와 감성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여행지입니다.
후에 황궁 유적 탐방
후에의 핵심 관광지는 단연 응우옌 왕조 황궁입니다. 1800년대 초부터 약 150년간 베트남의 수도 역할을 했던 후에는, 지금도 옛 궁궐 유적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황궁은 베트남 전통 건축 양식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중국 자금성과 유사한 정문-중앙축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궁 안에는 왕의 집무 공간, 후궁, 의식용 건물 등 다양한 구역이 있으며, 조용히 산책하듯 둘러보기에 좋습니다.
황궁 입장권은 약 15만 동 정도이며, 영어 안내 팸플릿과 오디오 가이드도 제공됩니다. 넓은 공간 안에는 그늘이 많아 한낮에도 관람이 가능하고, 전통 의상을 대여해 입고 다니는 관광객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낮보다는 오후 늦은 시간이나 이른 아침 방문이 쾌적하며, 햇살이 붉게 내려앉는 황궁 풍경은 사진으로 남기기에도 좋습니다.
황궁은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베트남 왕조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역사적 공간입니다. 방문 전 간단한 배경지식을 알고 간다면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으며, 성벽 위를 따라 걷는 산책도 추천할 만합니다. 곳곳에 전통 정원, 연못, 나무다리 등이 있어 걷는 길 자체가 하나의 전시처럼 느껴집니다.
왕릉 산책과 예술 건축
후에에는 응우옌 왕조 시대 황제들의 무덤이 도시 외곽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은 투득(Tu Duc) 왕릉과 카이딘(Khai Dinh) 왕릉입니다. 이 두 장소는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하나의 정원과 궁궐처럼 설계되어 있어 산책하듯 둘러볼 수 있습니다.
투득 왕릉은 넓은 호수를 중심으로 정자와 정원이 조화를 이루며, 시인이자 예술가였던 황제의 감성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카이딘 왕릉은 서양식 장식과 베트남식 건축이 혼합된 독특한 양식으로, 내부 벽화와 천장 장식이 특히 화려합니다. 두 곳 모두 조용하고 자연 속에 위치해 있어, 후에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입장료는 각각 10~15만 동 내외이며, 차량이나 오토바이를 대여해 다녀오기 편리합니다. 대중교통이 많지 않으므로 투어를 예약하거나 기사 포함 차량을 이용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왕릉 내부는 복잡하지 않고, 표지판이 잘 정비되어 있어 개별 여행자도 어렵지 않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카이딘 왕릉은 특히 사진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돌계단과 탑, 대형 상징물들이 줄지어 있어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전통 거리와 로컬 맛집
황궁과 왕릉 외에도 후에 시내 중심에는 아기자기한 전통 거리들이 조용히 펼쳐져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달릴 수 있는 골목에는 오래된 카페, 국수집, 기념품 가게들이 모여 있어 여유로운 시간이 흐릅니다. 대표적인 후에 음식으로는 분보후에(Bun Bo Hue)가 있으며, 쫄깃한 면발과 매콤한 국물 맛이 일품입니다.
후에의 전통 시장인 동바(Dong Ba) 시장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지역민들의 삶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건조 향신료, 전통 약초, 의류, 악세서리 등 다양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음식 코너에서는 로컬 간식이나 쌀국수, 달콤한 디저트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후에 시민들이 자주 찾는 생활형 시장이기에, 더욱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오래된 건물 사이로 나 있는 골목길은 낮과 밤 분위기가 달라, 낮에는 사진 명소로, 밤에는 조명이 켜진 아늑한 거리로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카페에서는 베트남식 연유커피나 전통 디저트를 즐길 수 있고, 간단한 휴식도 가능합니다. 걸음을 멈추는 순간순간마다 후에의 조용한 멋이 스며듭니다.
결론
후에는 북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꼭 맞는 도시입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정돈된 거리와 고요한 문화 유산, 전통이 살아있는 시장과 음식까지. 짧은 일정에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감성을 전해주는 도시, 바로 후에입니다.